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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公共건설은 새로운 기회시장이다 - 이상호 한국건설산업& 관리자 2017-01-18

이상호(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올해 건설경기 전망이 밝지 않다. 최근 2~3년에 걸친 주택경기 호황은 더 이상 이어갈 것 같지 않다. 작년에 10년 전 수준으로 줄어든 해외건설 수주가 급증할 것 같지도 않다.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2조1000억원으로 작년보다 6%가량 줄었기 때문에 공공건설 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SOC예산 규모를 떠나서 새해 공공건설 시장은 업계에 새로운 기회 시장이 될 것 같다.

작년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은 건설투자의 경경제성장 기여율이 2분기에 51.5%, 3분기에 66.7%로 너무 높았다는 사실부터 생각해보자. 건설투자라고 하지만 사실상 급등한 주택투자에 의존한 경제성장은 지속되기 어렵고,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만약 건설투자가 급감한다면, 경제성장률은 1%대 혹은 0%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또다시 주택경기 부양을 하기는 어렵다.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에다 미국발 금리상승의 여파로 국내 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이고, 향후 2년간 사상 초유의 입주물량이 쏟아져 나와 과잉공급 우려가 큰 시점이다. 정부도 작년 말부터 11ㆍ3 대책을 통해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시장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주택경기는 부양이 아니라 어떻게 연착륙시킬 것인지가 과제다. 이처럼 민간 주택경기 침체가 예상된다면 건설경기 연착륙을 위해 새해에는 공공건설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나 정치권은 올해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한다. 올해 2%대 저성장이 예상되는 데다 정치적 혼란에 따른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대규모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작년 11월 말에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도 한국에 ‘확장적 재정정책’을 권고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0.5%(약 8조원)의 추가적인 재정투자를 하더라도 한국의 재정건전성에는 문제가 없고, 고품질의 인프라나 노후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쉽게도 작년 추경에는 SOC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새해에는 대규모로 반영하여 일자리 창출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 확대는 여야 정치권과 정부 모두 공감하고 있다. 건설투자에 비판적인 시민단체들조차 노후 인프라 개선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서울시는 작년에 노후 인프라 성능개선과 장수명화를 위한 조례까지 만들었다. 올해는 국회 입법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유사한 조례 내지 투자계획을 수립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이 있는 올해는 지역별로 신규 SOC사업 추진 요청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전북도는 새만금 내부용지 개발의 활성화를 위해 민간사업자가 떠맡기로 되어 있는 매립과 조성을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추진해줄 것을 요구했다. 수도권 2기 신도시 10곳과 지방의 혁신도시 10곳 등 신도시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들 도시 간 연계를 위한 중장기 교통망이나 내부의 도시인프라 확충에 대한 지자체 등의 요구도 커질 것이다.

그러나 공공건설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는 SOC스톡이 충분하고, OECD 국가 중 평균 이상에 속하니 중장기적으로 SOC 예산도 줄여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국토면적당 고속도로, 국도, 철도 연장 등의 국가별 순위를 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는 인구밀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감안할 때 국토면적당 도로나 철도 연장을 기준으로 SOC 스톡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87∼97년까지 민간 건설자산 증가에 따른 SOC 비중 축소가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도 제시하고 있다. 결국 SOC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기존의 이론적 근거는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공건설 투자를 확대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 문제는 재원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우선순위의 문제이고, 선택의 문제이다. 정치권이 복지예산을 계속 확대해 온 결과 복지비 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었고, 사업비 지출은 줄었다. 만약 노후 인프라의 개선과 신규 SOC 투자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고,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한다면, 투자 우선순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새해 공공건설 투자 전망은 어디까지나 기존의 상황을 전제로 한 예측에 불과하다. 최근 국내외 상황은 공공건설 투자의 증대가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고 있다. 우리도 올해 대선을 계기로 미국 트럼프 당선인의 1조달러 인프라 투자 공약이나, 인프라 투자를 핵심으로 하는 영국 정부의 ‘국가생산성투자펀드’(230억파운드ㆍ약 33조원)처럼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중장기 인프라 투자 계획의 수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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